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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NOLOGY

안전하고 오래 쓰는 배터리의 비밀은? 음극 소재에 있다!

양극의 리튬이온(Li+)들? 내가(음극) 다 받아줄게

  

리튬이온 배터리는 리튬이온이 양극과 음극을 오가면서 발생한 전기 에너지를 받아 들이면 충전이 되고, 내보내면 방전이 됩니다.

  

충전할 때는 리튬이온이 양극에서 음극으로 이동하고, 방전할 때는 리튬이온이 음극에서 양극으로 이동한다 

  

  

양극을 집, 음극을 식당, 손님을 리튬이온이라고 가정할 경우, 손님(리튬이온)이 집(양극)에서 나와 식당(음극)에 들어가는 것이 충전이고, 식사를 마친 손님이 식당을 나와 집으로 돌아가는 것은 방전입니다. 

  

그런데 만약 식당에 자리가 없다면 어떨까요? 외부 테라스까지 자리를 겨우 마련했는데 차들이 많이 다니는 도로와 가깝다면 어떻게 될까요? 손님은 식당 안에 들어가지 못해 식당 매출을 더 올릴 수 없고, 외부 테라스도 위험한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이렇게 리튬이온이 들어갈 자리가 부족하거나, 안전한 공간이 없다면 계획했던 양극의 용량과 출력 성능을 확보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음극을 잘 설계하면 양극과 마찬가지로 배터리 용량도 커지고 수명을 보다 오래도록 유지할 수 있습니다.

  

  

배터리 수명? 용량? 음극도 중요 

 

배터리 수명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음극입니다. 현재 음극 소재로 많이 사용하고 있는 것은 흑연(Graphite)입니다. 흑연은 아주 규칙적인 구조로 되어 있고 탄소(Carbon)가 결합된 하나의 층이 여러 겹 쌓인 구조로, 충전 시, 리튬이온이 양극에서 음극으로 이동해 흑연 층 사이사이로 들어가면서 리튬이온이 들어간 흑연은 조금 팽창합니다.

  

음극의 구조. 리튬이온이 저장되면 조금 팽창된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충전과 방전을 반복하면서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지만 오래 사용하다 보면 처음 구입했을 때 보다 사용 시간이 점점 줄어들게 되는데요. 리튬이온이 들어가는 음극이 시간이 지날수록 열화가 되어 구조가 무너지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튼튼한 제품이라도 오래 사용하다 보면 낡고, 고장이 나듯 배터리도 수명이 조금씩 줄어들게 됩니다. 음극의 부피 변화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안전성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니며 그 만큼 사용시간이 줄어들게 되는 것입니다. 

    

음극의 부피 변화는 용량에도 영향을 미치는데요. 제품을 설계할 때에는 배터리 내부에서 발생할 구조적인 변화를 어느 정도 반영하여 설계합니다. 팽창을 많이 하는 소재를 사용하게 되면, 부피 변화를 미리 예상해 공간을 많이 만들지 못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용량이 줄어들게 됩니다. 반면, 부피가 덜 팽창하는 소재를 사용하면 많은 공간을 만들 수 있어 높은 용량을 가질 수 있게 됩니다. 

  

  

차세대 음극 소재 실리콘(Si) 

음극 소재로는 흑연이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고, 흑연의 뒤를 이을 소재로 손꼽히는 것이 바로 실리콘(Si)입니다. 실리콘은 흑연에 비해 에너지밀도가 약 10배나 높고 충방전 속도도 빠릅니다.

  

실리콘 음극 소재에 저장된 리튬이온 

   

하지만 실리콘도 보완해야 할 점이 있는데요. 바로 팽창입니다. 리튬이온이 들어갔을 때 흑연은 10% 수준의 팽창이 발생하지만, 실리콘은 약 400% 정도 팽창합니다. 실리콘이 흑연에 비해 에너지 밀도가 10배 정도 크지만 불안정한 구조를 안정화 시키는 것이 당면한 과제인 셈이죠. 현재 배터리 업계에서는 실리콘의 구조를 안정화 시키는 방향의 연구 개발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삼성SDI, 독자적인 Si 음극 소재로 초격차 배터리 개발

  

차세대 음극 소재로 실리콘이 주목받고 있기에 실리콘의 팽창을 개선하는 것이 배터리업계의 큰 숙제인데요. 삼성SDI는 독자 특허를 보유한 실리콘 음극 소재인 ‘SCN(Si-Carbon-Nanocomposite)’을 개발해 상용화 했습니다. SCN은 실리콘을 머리카락 두께 수 천분의 1 크기로 ‘나노화’ 한 후, 이를 흑연과 혼합해 하나의 물질처럼 ‘복합화’ 한 소재입니다. 실리콘과 흑연을 혼합해 서로의 장점을 살리는 방안을 고안해 낸 것입니다.

  

구조가 안정적인 흑연에 에너지 밀도 특성이 우수한 실리콘을 매우 작은 사이즈로 넣어 복합화 했기 때문에 안정적인 구조를 가지면서도 높은 에너지 밀도를 구현할 수 있습니다. 

  

전자제품의 코드리스화에 따라 배터리를 오래 사용하고 싶은 소비자들의 마음은 더욱 강해지고 있습니다. 하이니켈 양극과 실리콘 음극을 더한다면 용량 특성 개선으로 1회 사용시간을 늘리고, 장수명, 급속충전 특성까지 갖출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삼성SDI가 만들어 가고 있는 배터리의 초격차 기술들을 앞으로도 주목해 주세요.